한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져야 할 중요한 화두가 다문화 사회다. 다문화 사회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 대해 알아보자.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부모에게서 태어나 아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 미국태생의 여성과 결혼을 한 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의 최고책임자가 된 인물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문화사회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간형이라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는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융합된 다문화의 용광로 같은 인물이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단일민족, 단일문화의 이데올로기가 강한 면을 보여 왔던 우리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다소 생소하겠지만, 미국에서는 익숙한 광경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문화사회가 우리에게도 이미 낯설지 않고 이미 닥쳐오고 있다는 점이다. 다문화사회의 진전은 세계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세계화 자체가 곧 다문화를 대변해주고 있다. 다문화사회란 상품에 비유하면 어느 지역, 어느 사회, 어떤 사람들에게 가도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만이 좋아하는 물건으로는 큰 성공을 거둘 수 없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도, 중국인도, 일본인도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자면 그들의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들을 속속 꿰고 있어야 한다.
세계 각지에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언어에 통달해야 할 뿐아니라, 그 나라의 풍습도 잘 알아야 하고, 현지인과 어울려 거리낌 없이 지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다문화적 인재가 곧 다문화를 리드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화, 세계화의 결과이다. 앞으로 교통,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할수록 세계는 더욱 밀접해지고 모두가 공감하는 공동가치가 절실해 질 것이므로 이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다문화 인재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시골은 물론이고 대도시 가까운 동네에도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등 동남아, 유럽, 심지어 아프리카에서까지 한국으로 시집온 새댁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한국과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을 낳아 기르며 학교를 보내고, 또 우리사회에서 직장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각종 이념이나 종교, 인종에 구애받지 않는 다원주의 문화가 미국사회를 더욱 견고하게 정착시켰다. 물론 미국사회는 오래 전부터 이런 면에서 세계 어느 지역보다 앞섰다. 한국도 머지않은 미래에 다민족국가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외국인 노동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국제결혼이 급속히 증가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숫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2050년쯤 되면 한국에 체류하는 이국인이 적어도 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외국인이 전체 인구구성의 일정비율 이상을 차지해 다민족국가가 되는 시점은 2050년에서 얼마든지 앞당겨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다문화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글로벌 시민의식이 문제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와서 한국인으로 사는 사람들, 일자리 구하러 우리나라에 와서 고생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배려해 주고 있는지, 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다른 나라보다 심하지 않는지, 우리 스스로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마다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다문화가 세계화가 아닌 한국화를 주문하는 것이 아닌지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는 사회는 다양한 배경과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세계화된 사회이고, 다문화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를 지배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이해했으면 한다.
국제결혼으로 탄생된 어린이들이 성장해 이 나라의 주축을 이룰 수 있고, 미국처럼 다문화 가정에서 대통령, 국회의원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내 자식이 소중하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소중한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이해하고 보듬어 가는 과정에서 다문화는 세계화가 될 것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의 표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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