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여고 진로진학상담 교사
“어떻게 오셨어요?”
“면접하러 왔는데요.”
우문우답이랄까? 면접장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질문도 애매모호 하지만 대답하는 학생도 면접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답을 한 것 같다. 아마 면접실까지 어떻게 왔는지를 묻는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왔는지, 지하철을 이용했는지 아니면 부모님께서 태워줬는지 말이다.
입시철이 시작되면서 수학능력 원서 작성을 필두로 자기 소개서 작성, 면접 그리고 수학능력 시험을 치루는 부모와 학생들 모두 긴장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과를 위해 매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기를 빌 뿐이다.
필자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중학교에 근무하면서 과학고, 영재고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원을 시절에는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에게,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자기 소개서와 면접을 지도하면서 그동안 배우고 느낀 점에 대해서 몇 가지 팁을 기술하고자 한다. 특히 예전에 모 은행에서 모집하는 고등학교 졸업자 입사전형에서 아이가 몇 개월 동안 면접코칭을 받은 후, 입사하는 과정을 보면서 작은 도움이 아이들에게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생각을 정리하여 본다.
1.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숙지하자.
학교생활기록부는 아이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면접에 임하기 전에 모든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1학년 때 또는 2학년 초기에 활동한 사항이라면 아이가 잊어 버릴 수 있다. 만약에 1학년 때 받은 상장에 대해서 면접 중에 질문을 받았는데 무슨 내용을 받았는지 모른다면... 끔찍한 일이다. 반드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을 숙지하기 바란다.
2. 대학교 인재상을 찾아보자.
자기 소개서 작성 때와 마찬가지로 대학교 인재상을 숙지하자. 대학의 인재상은 그 대학에서 뽑기를 원하는 인재를 말한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각 대학의 인재상을 한 번도 보지 않고 면접에 임하는 것은 “나는 이 학교에 관심이 없어요!”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의 인재상 뿐만 아니라 계열 그리고 학과의 인재상도 찾아보고 준비하자.
3. SNS에 작성한 글을 정리하자.
요즈음 같이 웹에서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SNS활동은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SNS에 작성한 글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블로그, 카페, 페이스북, 트위트 등에 작성한 글 중에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욕설, 은어, 왕따에 대한 내용 등을 작성한 글이다. 댓글도 포함된다. 자신 또는 자신과 대화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구글에서 몇 개의 키워드나 이메일 아이디를 넣어보라. 아마 많은 내용을 검색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대학교에서 아이들의 인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기업에서는 조사를 한다는 후문이 있다. 언젠가는 대학에서도 검색할지 모른다. 지금 당장 정리하자. 지금 당장 지운다고 하지만 당분간 남아있는 글도 있을 것이고 옮기고 옮겨진 글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정리하자. 그리고 아이들에게 SNS에 올바른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지도하자.
4. 3분짜리 자기소개를 준비하자.
자기소개는 면접에서 핵심 중에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대체로 3분이 주어지지만 1분만 할 수도 있고 5분을 할 수도 있다. 3분 정도의 자기소개를 준비하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융통성을 발휘하여 줄이거나 늘이면 된다. 그래서 자기소개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5. 첫인상에 주의하자.
어느 자료에 보면 첫인상을 결정짓는 시간이 미국사람은 15초, 일본사람은 6초, 우리나라 사람은 3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한번 만나 각인된 나쁜 인상을 바꾸는데 만남의 횟수는 60번이라고 한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하고 그 사람에 대해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잡코이라(2010년 9월)의 조사에 의하면 인상 때문에 면접에서 감점을 준 경우가 있다고 답변한 면접관이 70%가 넘는다. 면접관과 만나는 순간의 3초에 주의하자. 만나는 순간 아름다운 미소를 잊지 말자.
본격적인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가벼운 대화가 있을 수 있다. 날씨, 이용한 교통수단에 대한 내용이라든지 말이다. 면접관이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하는 질문인데 질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대답을 하게 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6. 복장을 단정히 하자.
면접에 가는 태도로 단정한 복장은 예의이다. 면접을 받으러 가면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가거나 모자를 쓰고 가는 것은 면접관이 보는 입장에서는 불편할 것이다.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받으러 가는 사람을 봐라. 면접을 위해 새로운 옷을 준비한다. 대학입시에서 새로운 옷을 준비하지는 않더라도 단정한 복장으로 면접에 임하자. 재학생이면 교복을 입으면 좋다.
7. 태도와 바른 자세을 가지자.
인사를 좀 잘하자. 면접실에 들어서면서 고개만 까닥거리는 인사는 금물이다. 꼭 배꼽인사는 아니지만 정중한 인사를 하는 태도를 가지자. 필자가 권하는 자세는 15~30도 정도 허리를 굽히는 인사를 권한다. 허리를 굽힌 자세에서 마음속으로 하나, 둘 숫자를 세고 일어나라. 그러면 아주 정중한 인사로 보인다. 면접인사는 몸에 배일 정도로 충분히 연습을 많이 하자.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하거나 가식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면접실에서 팔장을 끼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를 피하자. 무례한 태도이다. 정말 이런 태도를 취하는 아이들이 있을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말 있다고 한다.
8. 면접관의 질문에 경청하라.
면접관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면접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질문의 핵심에 벗어나는 대답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잘 들어야 한다. 면접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오히려 면접관에게 정확한 의도를 묻는 질문을 해라. 그것이 오히려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9. 대답은 핵심위주로 간략하게 하자.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서 남학생은 대체로 단답형, 여학생은 말은 잘하지만 주변 설명을 하다가 핵심을 놓치고 시간만 보낸다. 지금은 학교에서 면접연습을 통해 준비를 많이 해서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너무 간단한 대답이나 너무 장황한 설명을 하지 말자.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PREP 기법이다. 면접에서 대체로 많이 사용하는 대답법이다. R(이유)과 E(사례)는 묶어서 대답해도 무방하다.
P(Point) : 핵심을 먼저 말한다.
R(Reason) : 이유를 말한다.
E(Example) : 사례를 든다.
P(Point) : 다른 표현으로 핵심을 다시 말한다.
10. 기존에 면접질문을 공부하자.
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전의 면접 기출문제나 예상문제가 나와 있다. 충분히 숙지하자.
11. 긍정적으로 표현하자.
면접관의 어떠한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연습을 하자. 부정은 부정을 낳고, 긍정은 긍정을 낳는다. 부정적인 질문도 긍정적으로 변환하여 대답하는 연습을 하자. 예를 들면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 말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저의 단점은 말이 많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친구에게 좋은 조언을 해주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장점과 단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를 다를 뿐이니까요!”라고 대답을 한다면 어떨까?
12. 마지막으로 할말은...
면접을 마칠 때가 되면 대부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또는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대부분의 학생은 “아뇨.”, “없는데요,”라고 답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에는 못 다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아니면 이런 질문을 예상하고 준비를 하던지 또는 자기소개를 준비했는데 하지 않았을 때 이런 기회에 하면 좋다.
13. 자신의 뇌를 속이자.
짧은 시간에 준비를 하게 되면 나의 뇌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면접 당일 의외의 질문을 받게 되면 당황하게 되거나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신의 뇌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생각하고 준비하자. 면접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유롭게 대답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연습하자. 자신의 뇌가 속을 정도로 충분히 연습하자.
면접 점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대수롭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서류점수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고 하지만 면접점수가 최하라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서류점수에서 최하의 점수를 받았지만 최고의 면접점수를 받았다면 합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면접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