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여고 진로진학상담 교사
2016학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자기 소개서 작성을 도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기소개서 첨삭을 요청하는 메일이 작게는 3-4건 많게는 20여건이 쏟아지면 눈코 떨 사이 없이 하루를 바쁘게 보내게 된다. 때로는 급하다고 갑자기 요청하는 자소서 때문에 늦게까지 첨삭을 하는 수고를 했지만 아이들의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로 모든 피로가 싹 가시기도 했다.
올해만 약 100여건의 자기 소개서를 첨삭하고 설명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너무나 멋진 내용과 문장으로 맛깔스럽게 작성한 자기 소개서를 볼 때면 감탄을 하면서 우리 아이들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음을 보기도 했다. 때로는 사전에 준비가 덜된 아이들의 자기 소개서를 볼 때면 많은 아쉬움도 남았다.
자기 소개서는 대체로 입학사정관이 제일 먼저 보는 문서라고 한다. 자기 소개서를 통하여 입학사정관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지 못하면 교사 추천서나 학교생활기록부를 볼 경우 심도 있게 보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자기 소개서는 ‘첫인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 소개서에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다해서 작성해야 한다.
그동안 아이들의 자기 소개서 작성을 도우면서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본다. 올해는 이미 지나갔지만 내년 그리고 그 이후를 생각하면서 앞으로 많은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리하여 본다.
Tip 1. 자기 소개서는 학년마다 매년 작성해 보자.
매년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 할 때마다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여 보자. 1년 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리하는 마음으로 작성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3학년 때 원서를 작성하는 시기에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이 생겼을 경우에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따라서 1학년을 마무리 하면서 잘한 것과 부족한 부분을 알아차려서 부족한 부분을 2학년 때 보충하는 것이 좋다. 물론 2학년 때도 같은 과정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Tip 2. 준비성 있게 2학년 겨울 방학부터 시작하자.
2학년 겨울 방학이 아무래도 조금 여유가 있다. 이때부터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면 부족한 부분의 활동을 보충할 있는 시간이 있다. 수시 원서를 제출할 시점이 다가와서 작성할 경우에는 내용을 보완할 시간이 없고 내용적 측면이나 문장을 알차게 구성하기 어렵다. 마음이 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학년 겨울 방학 때 초안을 만들어 보고 조금씩 보충해 가다 보면 군더더기가 없는 알찬 자기 소개서를 작성할 수가 있다. 제한된 글자 수 안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라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끝나면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는 마지막이라고 시점이라고 생각하자.
Tip 3. 자기 소개서 문항을 완전히 분석하라.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여 첨삭을 요청하는 아이들에게 각 문항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문항의 의미에 대해서 대답을 하지 못한다. 문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대학에서 요구하는 정확한 내용을 적을 수가 없다. 확실한 문항 분석을 통해서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상을 이해하고 작성해야 한다.
Tip 4. 테마별 500자가 적당하다.
자기소개서 1문항은 1000자, 2문항은 1500자, 3문항은 1000자, 대학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4번 문항은 1000자 또는 1500자 이다. 이것을 통해 문항을 잘 분석해 보면 500자 단위로 하나의 테마로 형성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번 문항을 하나의 테마로 작성할 경우 800자~900자를 넘기기 어렵다. 그렇지만 두 개의 테마로 작성하게 되면 1000자도 부족하다. 그래서 군더더기 문장은 제거하고 가장 핵심적인 문장으로 구성할 수가 있다.
또한 500자 단위로 테마 하나를 작성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2번 문항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것은 ‘3개 이내’라는 조건을 달았다. 테마가 1개일 경우에는 교내활동이 1개 밖에 없다는 것이고, 2개의 테마는 교내생활이 2개만 있다는 것이고, 3개이면 3개 이상의 교내생활을 했는데 그 중에서 선택한 3가지가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필자는 테마별 500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Tip 4. 각 문항에는 핵심이 있다.
1번 문항의 핵심은 학업능력(성적)이다. 이것은 그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할 수준이 되어 있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문항이라고 보면 된다. 2번 문항의 핵심은 진로와 관련하여 교내활동이다. 많은 교내활동 중에서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와 연결시키면 좋다. 배우고 느낀 점을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의 학업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인지를 묻는 문항인 것이다. 3번 문항은 봉사(배려, 나눔)와 리더십(협력, 갈등관리)이 핵심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와 창조적 시대를 살아가면서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묻는 문항이라고 할 수 있다.
Tip 5. 배우고 느낌 점 중심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한다. 대학에서 원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에서는 사례보다는 그 활동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1번과 2번 문항에서 ‘배우고 느낀 점 중심으로’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통해 대학에서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졸업 후 학교를 빛낼만한 인재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사례보다는 배우고 느낀 점을 많이 작성하라.
Tip 6. 4번 문항으로 못 다한 이야기를 보충하자.
4번 문항은 자율 문항이다. 대체로 우수한 학교일수록 4번 문항이 존재하는 것 같다. 주로 성장배경이나 진학 또는 학과선택 동기, 학업계획, 진로계획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서울대학교만 특이하게도 독서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다. 4번 문항에서도 각 대학별로 문항을 분석해 보면 1000자 또는 1500자를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주제가 2개이면 대체로 1000자, 주제가 3가지이면 1500자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도 한 테마에 500자 기준으로 작성해야 하는 이유를 또 찾을 수 있다.
Tip 7. 문장은 단문으로
아이들이 작성하여 온 자기 소개서를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에 서툴다. 평소에 글쓰기 훈련을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평소에 일기, 독후감, 감상문 등을 글쓰기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자기 소개서 작성과 논술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자기 소개서에서 작성하는 문장의 형태는 중문이나 복문 보다는 단문으로 작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다 보면 한 문장이 4-5줄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내용을 읽어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문장은 대체로 짧고 간단하게 단문으로 작성하여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 좋다.
자기 소개서는 자신을 대학에 알리는 편지글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너무 감성적이지도 않고, 너무 이성적이지도 않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감성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활동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성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심사하는 분들이 궁금증을 가지게 되어 아이를 만나고 싶어 하도록 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나를 중심을 작성하기 보다는 심사하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면서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많은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