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소득주도성장 정책 이대로 방치하면 ‘실업주도몰락’ 국가가 되고 만다.
제21대 총선 투표날이 이제 딱 7일 남았다. 중국발 우한폐렴 때문에 역대 어느 총선보다도 정치 경제 환경 측면은 물론 유세환경 조차도 너무 조용해 선거 판세를 가늠하기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매표행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긴급재난 지원금을 모든 국민에 지급하는 방안이 여야 할 것 없이 퍼주기 경쟁으로 확전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목해야 할 입이 있으니 바로 ‘송곳 발언’과 ‘뼈 때리기’ 화법으로 주목받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언행에 특히 그 입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총선거를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온다” “안 온다”를 거듭했던 김종인 위원장이 통합당에 안착하면서 나름 그동안 보지 못했던 통합당의 투쟁력과 여당에 대한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다급해진 범여권은 애써 관심을 안 가지려해도 김 위원장이 쏟아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언론이 반응을 하고, 그 팩트가 국민 속으로 스며들어 가는 것을 눈으로 목격하니 가만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80세 노정객’ ‘기억이 오락가락할 수도 있는 고령’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감투가 버거워 보인다’ ‘김종인 선생이 X맨 역할을 열심히 해주고 있다’는 등 흠집 내기를 해보지만 이상 하리 만큼 안 먹힌다.
한마디로 범여권이 아무리 김 위장은 때려봐야 약발이 안 먹히고, 오히려 역풍이 불어 손해만 보는 꼴이다. 역시 김종인 위원장은 선거판의 프로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누구보다 민주당의 속성을 잘 알고 있고, 문재인 정권의 아킬레스건도 어디인지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멘트들은 정치권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김 위원장 입에서 쏟아내는 각종 멘트들은 언론의 입맛에 딱 맞는 가공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언뜻 보기에는 대충대충 하는 말 같지만 대부분 정리되고 가공된 기술적인 용어들이다.
아마추어들이 보기에는 그 말이 그 말인 것처럼 들릴 줄 모르나 정치나 경제를 좀 아는 프로들이 보면 때리고 찌르고 빼기가 정확하고 매사 타겟을 삼는 목표가 정확하다는 것이다.
잘 한번 보자, '조국 대신 나라를 살리자'는 멘트는 한발 더 나아가 “조국을 살릴 것이냐, 한국 경제를 살릴 것이냐”로 전환 되면서 바로 ‘조국 프레임' 띄우기가 됐고, “4·15 총선에서 후회할 투표권을 행사하지 말아 달라”는 멘트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 공격이 됐다.
“이번 코로나가 지나가면 경제 코로나가 온다”는 멘트는 경제전문가 답게 지금보다도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을 알리고, 문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로 추락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빠르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경제 폭망” “깡통” 등 유세전에 동원된 거칠은 대여 공격 용어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지난 3일 선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 경제 상황을 보면, 어느 상인이 대통령 질문에 답하면서 ‘경기가 거지같다’고 말했는데 거지같을 뿐만 아니라 깡통을 찰 지경에 도달했다”고 주장한다.
이어 “이 정권의 행태를 보면 연극·조작하는 데 능숙하지만 실생활 관련 정책에 대해선 아주 무능하고 염치와 체면도 없다”고도 비난을 퍼붓는다.
그렇다고 단순 팩트만 날리는 것만도 아닙니다. 유세를 돌면서는 관심 인물 비판에 대한 설명까지 붙인다.
마포구 강승규(마포갑)·김성동(마포을) 후보 지원유세에서는 조국을 임명한 문재인을 겨냥해 “엉뚱한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보니 문 대통령의 안목이 너무 한심하다”면서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사표를 수리하고 ‘마음의 빚을 졌다’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상상초월”이라고 직격탄을 날려 버린다.
황교안 대표가 출마한 서울 종로구 지원 유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폐렴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이 사람들이 하는 짓이 뭐냐. 이상한 사람을 갖다가 살려낸다고 한다.
작년에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다가 국민 마음속에 탄핵을 받고 한 달 만에 물러난 조국”이라고 조국과 문 정권을 싸잡아 쏘아붙였다.
그리고는 “그 사람은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온갖 것을 다 향유하고 본인 스스로가 사회주의자라는 것을 떳떳이 말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을 살려서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겠다는 복심을 가졌는지 매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중로·김병준 후보가 출마한 세종시 현장 간담회에서는 문재인 정권 전반의 실정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인다. 이곳은 아시다 시피 민주당 이해찬의 텃밭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서 “현 정부의 안일하고 무능한 경제정책으로 인해 지난 3년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한계선상에 도달했다”면서 “전쟁보다 더 무섭다.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무슨 차이가 있나”고 공격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경제 바이러스가 온다. 나락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책이 없다”며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면 그 다음날 정부는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경제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는 주장을 펼친다.
32년간 계속되는 이해찬과 김종인의 질긴 인연은 이해찬이 불출마 한 세종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이날 내뿜은 김종인의 화술은 우한폐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부각시키는 한편으로 경제문제를 결부시킵니다. 결국 경제 바이러스는 잡기위해서는 통합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김종인의 정치적 프로기질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상대편의 공격이 가해지면 그의 송곳발언은 더 날카로워진다.
지난 5일 대전 권역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근에 민주당 심지어 북한까지 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를 시작을 했다”면서 “저는 그 비난의 목소리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건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전날 ‘얼굴마담’이라는 칼럼에서 “김종인은 결코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마술사가 아니다”라며 “통합당의 ‘구원투수’가 아닌 ‘얼굴마담’”이라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북한이 자신과 통합당을 공격하면서 민주당 편을 들어주는 형태의 칼럼에 대해 비판하는 척 하면서 오히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 비수를 꽂는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을 이끌어가는 내용을 보면 이게 정당인지, 어느 한 사람에 대한 충언하는 집단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저 청와대만 바라보고 허수아비처럼 행동하는 이 정당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정치·사회 모든 분야를 이와 같은 상황으로 만들었다”고 공격한다.
이어 “민주당은 120여명이나 되는 국회의원들이 청와대에는 아무 소리도 못한다”면서 “과거에 군사정권이라고 하는 시절에도 여당이 지금의 여당처럼 그렇게 무력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해 민주당의 무능을 질타한다.
그렇다고 비판만 늘어놓은 것도 아니다. 상황에 맞는 대안과 정책도 내 놓는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능력 있는 대안야당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국가 감염병 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발표문을 통해 “통합당에 과반 의석을 허락해주면 망해가는 나라를 구해보겠다”고 강조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발표문에서 △비상경제 재원 100조 원 마련 △‘국민보건부’ 독립부처 개편 △국가방역위원회 운영 △건강보험공단 재정상태 개선 등을 약속하고,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이 모든 일의 골간을 21대 개원국회 1개월 내에 완성해 보여드리겠다”며 당당하게 말한다.
김종인은 자기 선거운동을 잘한다는 점은 입증하지 못했어도, '남의 선거'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1년 12월 19일 출범한 한나라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참여한 이래, 그는 새누리당(한나라당)의 2012년 19대 총선, 대선후보 경선, 18대 대선과 더불어민주당의 2016년 20대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이명박 취임 직후의 2008년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은 299석 중 153석을 차지했고, 새누리당은 이명박 집권 5년 차 때인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도 300석 중 152석을 차지했다.
김종인 하면 떠오르는 것이 ‘경제민주화’가 될 정도로 그는 선거에서 이 이미지를 완벽히 굳혔다.
바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데 기여했고, 박근혜의 ‘경제 멘토’ 입지를 굳힌 그는 그해 대통령 후보 경선과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의 발판을 딛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과를 창출했다.
진보좌파 진영의 상징물처럼 여겨졌던 경제민주화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과 우파당의 물건처럼 여겨지면서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작정책의 허구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결과적으로 ‘실업주도몰락’ 정책이 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간 현실과 동떨어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며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지점은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러다보니 나라의 경제적 기반 자체가 몰락할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 전략은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대로 방치하면 ‘실업주도몰락’ 국가가 되고 만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보시다시피 김종인의 전략은 매우 탄탄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주도면밀하다는 것 일 수 있다. 그는 민주화 투쟁이 뜨겁던 20세기 후반, 전두환·노태우 정권 편에 서서 경제민주화를 외쳤고, 이명박 박근혜만 아니라 문재인을 도와주면서도 그의 경제민주화는 건재했다.
그 전략은 ‘큰 틀에서는 경제민주화를 공언하되, 세부적인 약속은 하지 않는 접근법’을 구사했던 것이다. 바로 그의 전략에는 대중과 보수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타협적 노선을 스스로 찾아놓고 일을 진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김종인도 정치 물은 누구보다 많이 먹은 사람이다. 어쩌면 경제와 정치적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그의 전략이 상당부분 먹혀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종인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5선 출신의 원로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1년 11대 총선 및 1985년 12대, 노태우 정권 때인 1992년 14대, 노무현 정권 때인 2004년 17대, 박근혜 정권 때인 2016년 20대 때 국회의원을 지냈다. 다섯 번 다 비례대표(전국구) 당선이긴 하지만 노련한 정치인임에는 틀림없다.
김종인은 이번 선거에서 첫 구호로, 64년 전에 유행한 “못 살겠다, 갈아보자”를 앞세웠다.그리고는 거침없이 말한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게 민심입니다. 정부 여당의 무능과 부도덕함은 이미 국민 마음속에서 심판이 끝나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선거는 원래 앞서가는 사람보다 쫓아가는 사람이 훨씬 더 유리해요.”라고 말한다.
믿을 수 없는 여론조사는 열세이지만 아직 기회가 있기에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겠다는 야심을 보란 듯이 드러낸 것이다. 80대의 노구를 이끌고 50대 마냥 전국을 종횡무진하는 김종인의 선거전략과 열정이 이번에도 국민 속으로 파고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의도 차르’로 불리는 그가 외칩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제 우리국민들은 7일 후 그가 외친 이 한마디의 결과가 과연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보게 될 것이다.
나는 솔직히 ‘못 살겠다, 갈아보자!’ 보다는 ‘다 죽겠다 갈아보자’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하여간 국민들 살기가 너무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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