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소서 기본방향 2
앞 칼럼에 이어 이번 내용도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기본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주문이 많다. 그만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1. 이름을 바꾸어도 문제가 없다면 꽝이다.
아이들이 대입 자기소개서를 처음 가져오면 대부분의 내용이 밋밋하다. 대부분 특색이 없는 이야기들만 적혀있다. 인터넷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한번 찾아보고 그것과 비슷하게 작성해 오기도 한다.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부를 가져오라고 해서 보면 3년 동안 활동한 내용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작성한 내용은 밋밋하다. 이름만 바꾸면 누구나 제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런 내용은 평가자를 감동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사도 검사에서도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자신만의 특색이 나타나지 않는 자기소개서는 꽝이다.
2. 읽기 좋은 흐름을 만들어라
한마디로 기승전결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글쓰기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많이 써보지 않은 아이들은 내용이 뒤죽박죽이다.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내용을 나열하다보니 근거와 주장이 뒤섞여서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너무 많다. 글은 자신이 이해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적어야 한다.
특히 자기소개서는 글로서 평가자를 설득해야 하는 글이기 때문에 자신이 읽기 쉬운 글이 아니라 평가자 중심으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생각이 없다. 글을 써본 경험도 적을 뿐만 아니라 싫어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기본 흐름은 [동기-과정-배우고 느낀 점-변화된 점]으로 작성하면 좋다. 이때 동기와 과정은 간단하게 적고 ‘배우고 느낀 점’과 ‘변화된 점’을 중심을 작성해야 한다. 이 내용은 다음 칼럼과 자기소개서의 각 문항을 설명할 때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3. 감성과 이성
감성과 이성. 참 어려운 이야기이다. 자기소개서는 보고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수필도 아니다. 보고서는 근거를 명확하게 들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좀 딱딱한 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필은 내용이 딱딱하면 안 된다. 수필은 사람들의 감성을 불러들여 울고 웃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자기소개서는 어느 한쪽도 치우치면 안 된다.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서 논리적으로 작성하면서 평가자가 감동받을 수 있는 글을 적어야 한다. 여기서 어렵다. 글을 많이 적어보지 않던 아이가 감성과 이성을 골고루 포함한 글을 적는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감성과 이성을 적절히 조절하는 글을 적을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4. 이야기가 되게 하자
여기서는 한참 유행했던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스토리텔링은 글쓴이가 ‘이야기하듯이 내용을 전개 한다는 것’이다. 자기소개서가 너무 보고서 같이 딱딱하면 읽을 때 재미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학교생활을 진로와 관련지어 이야기하듯이 재미있게 풀어낸다면 평가자들이 좋아할지 모른다. 누구나 쉽게 이해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5. 연결고리를 찾아라.
아이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내용을 보면 자신이 활동한 부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면 자기소개서에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여기서 글쓰기, 즉 표현능력이 필요한데 아이가 학교에서 활동한 내용이 때로는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그 내용을 포함시킬 수도 있다. 연결고리만 잘 찾으면 된다.
다음 예를 한번 읽어보고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학교에서 동아리를 선택할 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는 하지만 인기 있는 동아리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가위바위보나 제비뽑기 등의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여기서 순위에 밀린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에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전에 기사에 나온 내용을 잠깐 소개한다.
어떤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가 아닌 ‘영어연극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진로는 문헌정보학과(도서관 사서)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음에도 없는 동아리라서 활동을 대충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연극대본은 도서관에서 어떻게 관리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도서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을 찾아다니면서 알아보았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님에게도 문의를 했다고 한다. 이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상세하게 정리하였고, 내용에 감동받은 학교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면접에서 교수님이 자기소개서에 작성된 내용을 본인이 직접 활동한 것인지에 대해 상세하게 확인한 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학생이 영어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데 혹시 생각나는 내용이 있으면 한번 해보세요.”라고 말이다. 그래서 학생은 멋지게 영어로 시범을 보였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교수님 왈 “음! 영어도 잘하는 구먼.” 그리고 합격했다고 한다.
이 학생은 문헌정보학과와 영어연극동아리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대본’이라는 연결고리를 찾아 멋지게 성공한 경우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하기 싫은 것을 하게 되었다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했을 때 정말 싫은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세뇌 받은 내용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싫어하는 것을 한번 쯤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험해보고 정말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앞으로 절대로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의외로 싫어했던 일인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을 생각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반드시 경험해보고 결정하면 좋겠다.
6. 대학교 정보 숙지
앞에서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다시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 학교 홈페이지 몇 번 들어와 봤어요.” 또는 “우리학교 와 본적 있어요?” 면접 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무엇을 묻는 질문일까? 나도 처음에는 의미 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는 질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아이가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질문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는 아이가 자신의 학교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고 싶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도탈락자를 최소화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 때 자신의 학교에 대한 정보를 가끔씩 질문을 한다.
따라서 아이들은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의 ‘인재상(대학, 계열, 학과)’, ‘학교의 역사’, ‘교육철학’, ‘학과의 특성’ 등 최대한 대학교에 대해 많은 부분을 미리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내용이 자기소개서 작성 시 똑같이 적는 것 보다 그 내용이 녹아들어 가도록 글을 잘 적어야한다.
대학교는 자기소개서를 평가할 때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에 대한 충성도를 알아보고 싶을 때 이러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공부해서 숙지하도록 하자.
글, 정왕부 공학박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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