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18년 만에 반토막…GDP갭 7년째 마이너스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2001년 이후 급감하며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하락세가 심화되어 OECD내 성장률 하락이 5번째로 컸다. 잠재성장률도 2001년 이후 3분의 2수준으로 하락하며, ‘18년부터는 2%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OECD자료를 이용하여 2001년부터 2019년까지 OECD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잠재성장률, GDP갭률을 분석한 결과다. 한경연은 한국경제의 꺼져가는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초반 5%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우리 경제는 최근 2%대의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5.0%(2001~2005년)에서 2.7%(2016~2019년)로 빠르게 하락하며, 같은 기간 OECD국가 중 라트비아(△5.1%p), 리투아니아(△4.1%p), 에스토니아(△3.3%p), 그리스(△2.7%p) 다음 5번째로 성장률 하락폭이 컸다. OECD 평균 성장률 대비 2.7%p 이상 높은 성장을 기록하던 한국의 성장률은 2010년 이후 차이가 1.2%p(2011~2015년)로 줄었고 그마저도 2016년 이후에는 0.6%p(2016~2019년)로 추락했다. 세계경제 성장률과의 격차도 2011년 이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0.4p (2011~2015년)에서 △0.6%p(2016~2019년)로 점차 확대되었다.
한경연은 200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한국의 성장률 하락폭이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서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는 OECD 회원국 23개* 국가 중에서 성장률 낙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잠재성장률도 4.7%(2001~2005년)에서 3.0%(2016년~2019년)로 3분의 2수준으로 하락하면서 OECD국가들 중 8번째로 하락속도가 빨랐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7%p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OECD국가 평균 잠재성장률이 0.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는 2001년 5.4%에 달하던 잠재성장률이 2019년에 2.7%로 18년 만에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잠재성장률은 모든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하여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치이다. 한경련은 잠재성장률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단기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닌데도 한국은 잠재성장률의 하락폭이 커 성장 잠재력의 하락세가 빠르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를 나타내는 GDP갭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그 차이도 △0.1%(2011~2015년)에서 △1.4%(2016~2019년)로 커졌다. GDP갭률은 실제 GDP와 잠재 GDP간 차이를 잠재 GDP로 나눈 비율로, GDP갭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잠재 GDP에도 못 미칠 만큼 활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한경연은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긴 하나, 한국은 하락의 정도가 유난히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가시화 될 전망”이라며 “하락하는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