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인 20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에 들어 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며 "제 단식은 국민 여러분의 삶 그리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 외에 아무 다른 목적이 없다. 그래서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문재인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며 단식투쟁을 하겠다는 각오다. 따라서 이날 황 대표는 "정부가 국민 여러분을 지켜주지 않고 오히려 위기에 빠트린다면 제1야당 대표로서 제가 할 일은 여러분과 함께 저항하고 싸우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황 대표는 전날 단식을 시작하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전면에 내걸었다. 그러나 정치권의 많은 예측은 결국 당 안팍의 코너에서 탈출하려는 자기보호적 투쟁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단식은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물론 당내 비박계의 중진들도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시큰둥하다.
더구나 여당과 다른 여당들은 황 대표의 단식을 검경개혁법안과 공직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정치적 꼼수라며, 단식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에게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며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전광훈 세력과 손을 잡았느냐?"고 직접 따졌던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황 대표의 옆 자리에서 황 대표와 반대되는 논리를 내걸고 단식에 나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백 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요구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 철회 등은 나라를 다시 거꾸로 돌리자는 것”이라며 “반대 단식으로 황 대표의 이 후퇴정치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백 대표는 “일본은 안보적으로 우리나라를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안보상 중요물자의 수출을 금지한 것이 반도체 소재 3종 수출저지"라며 "나아가 화이트리스트 삭제가 아닌가”라고 묻고는 "상대국이 우방으로 보지 않는데 우리 군사정보를 적국에 계속 넘겨줘야 한다는 것인가“고 따져 물었다.
또 “공수처 설치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현재 국민여론 지지율이 반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데 정치권이 국민여론의 반대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묻고 “이런 저질정치를 사수하기 위한 황 대표의 꼼수 단식을 알리기 위해서 나도 목숨을 걸겠다”고 반대단식에 나선다는 것을 공개했다.
이에 백 대표는 “22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 황 대표 단식장 옆에 단식장을 차리고 단식에 돌입하며, 밤이면 청와대 경호상 천막을 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국회로 옮겨 단식을 이어가는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국회 마당으로 옮겨 계속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황 대표는 21일 청와대 앞 단식장에서 가진 현장 최고회의에서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문재인 정권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시키려고 하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돼서 최대한의 투쟁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게 있다”면서 “지소미아는 한일문제를 넘어 한미 문제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나라는 미국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저는 총리시절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봤다”면서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협정을 지역 안보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한일 양국에 계속 한일군사보호협정을 계속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과거 문제 때문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지역안보와 한미동맹이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어렵게 이 협정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일본이 우리 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명백히 부당한 일이지만, 이를 빌미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는 것은 자해행위이자 국익 훼손 행위"라면서 "문(文)정권은 일본과의 문제를 안보 문제로 확산시켰고 한일문제로 착각했다"고 비판했다.
또 "한일군사협정이 이런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정권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는 미국에게도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방위비 분담액 증액과 관련된 협상에서도 나타났지만 한미 양국 사이에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주한미군 철수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 대표는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 핵심 요소 중 하나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협력이었다"며 "문정권은 이 성공의 공식을 깨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지소미아 협정 종료,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공수처법과 관련해 "나라를 거꾸로 세우는 시도는 반드시 막아내야만 한다"며 "나라가 온전해질 때까지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끝까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반대 이유로 같은 장소에서 필사즉생 단식을 하겠다는 백은종 대표의 행보가 시작되고 있어 이 양측의 단식 대결에 세간의 눈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특히 황 대표는 백 대표의 단식이 시작되면 섣불리 단식을 풀 수도 없을 것으로 보여 추후 그의 행보가 매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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