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맹 세대에게는 대체 서비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도 업무시간 외 업무처리를 위해 민원서류발급기를 속속 도입하고 있고, 심지어는 노인복지관에서도 식권 발급기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모바일 뱅킹 서비스 등 금융관련,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의 간편 송금, E-Book(전자책)과 지도, 내비게이션 등은 스마트폰과 일상생활이 밀접화되며 생겨난 편리한 서비스들이다.
이제는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해 집 밖에서도 제품을 운용할 수 있고 잊고나온 가스밸브나 전등을 다시 집에 돌아가지 않고서도 끌 수 있게 된 시대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 연령대의 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률은 6.3%, 60대는 18.7%에 머물렀다. 전체 평균이 56.6%, 20대 평균이 76.3%, 30대 평균은 87.2%인 점을 감안하면 심각하게 차이나는 수준이다.
여기서 '디지털 문맹'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 쏟아지는 모바일·스마트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시대에 뒤떨어지고 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것을 말한다.
향후 은행들이 모바일뱅킹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핀테크(fintech.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서비스로 옮겨가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사용률은 2% 안팎으로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기차역, 버스터미널, 영화관, 패스트푸드점, 공공기관 등 대중적인 장소에는 대부분 무인기가 설치돼 있다. 시외버스 승차권 발매기, ATM기, 무인 음식 주문, 대형 마트의 자동 계산기, 시내버스 정보제공 기기 등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용객들도 보다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과 신속함은 그런 기기를 이용할 줄 아는 세대에게만 유용하고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된 디지털 문맹 세대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지난 추석 연휴 전, 추석기간의 버스와 기차를 예매하기 위해 국민들이 이른바 '추석 티케팅'에 나섰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 예매 어플이나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표를 예매하기 위해 표 구매 시각을 기다리고 있을 때, 이를 이용하지도 못하는 노년층은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앉아 구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오늘의 시민들은 자동화나 무인화, ICT와 IoT를 이해하여 편리함을 다 누릴 수 있는 사람들과 일부만 누릴 수 있는 사람, 아예 접근조차 어려워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사람들로 나뉜다. 단순히 취미 영역이거나 아주 전문적인 영역에서만 이러한 서비스들이 운영되고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디지털 문맹이 생활 불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회복지 소외나 마찬가지가 된다.
기차나 버스 표 예약 외에도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오프라인 은행 지점, 민원을 위해 공공기관의 업무시간에 맞춰 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일, 모바일로 확대 서비스되는 할인 각종 할인 쿠폰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 디지털 문맹 세대에게는 대체 서비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세대와 시민들이 다 함께 발전해가는 서비스에 적응하면 행정과 기업에서도 서비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그 효율도 늘어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소외층에 맞춘 교육이다. 문화예술·인문학 교육뿐만 아니라 이제는 생활에 필수가 되어가는 디지털 교육을 '생활필수 정보 교육'으로 인식하고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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