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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문칼럼] “내 삶이 다 타버렸다” 잿더미 강원의 눈물.

기사승인 2019.04.06  15: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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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악의 화재로 주택 125채가 불타고 주민 2000명이 일시에 대피하는 등 엄청난 혼란.

▲ 사진 = 시사포토뱅크

지난 4일 하룻밤 사이에 축구장 700여배를 태워버렸다. 강원도에서 이틀간 고성과 속초, 강릉을 집어삼킨 사상 최악의 화재로 주택 125채가 불타고 주민 2000명이 일시에 대피하는 등 엄청난 혼란이 이어졌다.

이번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산불이 자주 발생한 곳으로 이미 조선 시대 역사서에도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에는 성종 20년인 1489년 3월 25일 강원도 양양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민가 205채와 낙산사 관음전이 불탄 사실이 기록됐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에서는 향교와 민가 200채가 전소했다고 한다. 봄철에는 대형 산불이 연달아 발생한 일도 있다. 1524년 3월 19일 강릉에서 큰불이 나 민가 244채가 전소했다. 다음 달인 4월 4일에 또다시 240채가 불탔다.

1660년에는 3, 4월에만 강릉·양양·간성·삼척 등에 세 차례 산불이 났다. 가장 피해가 큰 산불은 1804년(순조 4년) 4월 21일 강원도 동해안에서 발생했다. 삼척·강릉·양양·간성·고성에서 통천에 이르는 바닷가 6개 고을에 민가 2600채와 사찰 6곳, 창고 1곳, 배 12척이 불탔고 막대한 곡식이 소실됐다. 사망자만 61명이다. 인명 피해가 큰 산불도 1672년(현종 13년) 5월 1일 강원도 동해안에서 발생했다. 65명이 사망했고 민가 1900채가 불탔다.

1990년대 이후 대형 산불도 모두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1996년 강원도 고성에서 4월 23~25일 2박 3일간 3762ha가 불탔다. 2000년 발생한 동해안 산불로 삼척·고성·강릉·동해·원주 등 5개 지역에 걸쳐 2만 3794ha가 소실됐다. 2005년엔 강원도 양양 산불로 낙산사 등 973ha 불탔고, 2017년 강원도 삼척과 강릉에서 1017ha 화재 피해를 보았다.

강원도가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 이유로 양간지풍이 꼽힌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012년 동해안의 대형 산불 피해는 양양~간성 지역에서 부는 국지성 강풍인 양간지풍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양파방송.양파뉴스 이강문 총괄사장

양간지풍은 봄철에 영서지방에서 불어온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고온 건조한 성질로 바뀌는 현상이다. 풍속도 빨라진다.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양간지풍에 대한 직접적 서술은 없지만 '불덩어리가 도깨비처럼 춤을 추며 날아다닌다.' '사나운 바람에 산불이 폭발했다'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식목일을 앞둔 4일 오후 강원도 고성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하룻밤에만 경기 파주, 경남 의령, 경북 포항, 충남 아산 등 전국 18곳에서 불이 났다. 이로 인해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가까운 525ha의 임야가 불타고 35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특히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속초 시내까지 번지는 등 강원도 일대에서만 300여 채의 주택과 창고 등이 잿더미가 됐다. 한밤중에 집과 병원, 공장, 학교, 군부대까지 덮친 화마(火魔)로 인해 4200여 명이 인근 체육관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전기와 도로 철도가 통제되고 통신까지 마비된 아수라장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주민들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황망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정부는 5일 오전 강원도 5개 시군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고 특별재난지역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5일 오후까지 큰불들은 대체로 잡혔으나 잔불이 있을 수 있다. 부산 해운대 운봉산은 2일 일어난 산불을 다음 날 진압했지만 그 후에도 세 차례나 재발화(再發火)했다.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많이 부는 4월은 작은 불씨 하나라도 남기지 않도록 더더욱 철저히 진화하고 경계해야 한다. 봄철 산행이나 나들이객들도 각별히 산불 예방을 실천해야 한다.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를 미리 막는 것은 어렵지만 정부 부처와 관련 기관들이 일사불란한 협조 체계를 갖춘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번 산불 사태에 정부는 비교적 신속히 대응했으나 작년 11월 출범한 강원도의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는 자체 인력과 장비가 없어 초동대응에 미흡한 한계도 드러냈다. 대형 산불과 야간 산불을 진화할 수 있는 헬기를 확충하고 전문 인력을 늘리는 등 방재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고성 산불은 도로 전신주에서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전국 야외 전기 관련 시설물들이 안전한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특히 태양광 발전으로 무분별하게 설치한 간이 전신주가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이강문 주필 news@yangpatv.kr

<저작권자 © 양파티브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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