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구조, 다목적 소방 헬기 신규 도입에 따른 돈을 아까워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1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시 경계인 강동대교 인근에서 3명이 탑승한 소방 헬리콥터가 한강으로 추락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구조작업에 돌입해 탑승자 3명 중 2명을 구조했고 나머지 1명은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헬기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강에서 물을 채우던 중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경찰은 노원구 일대의 산불 진화 작업중 헬기가 추락 경위를 철저히 파악할 예정이다.
크고 작은 화재 사건에 관하여 소방공무원은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일을 하고 있으나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상황에 대한 대처는 미흡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지방의 재정자립도나 시. 도지사의 의지와 예산 배분에 따라 소방서비스에 대한 지역적 차별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인 헬기 추락사고 원인으로는 정비 불량, 기체결함, 조종미숙, 조종사 과실, 기상악화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번엔 제작된 지 20년 이상 된 노후 헬기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산림청 헬기 추락 사고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과거에도 2차례 사고를 냈던 전력이 있던 연식 1997년식 러시아산 ‘카모프 헬기’(KA-32)가 한강에 추락해 3명의 사상자(1명 사망·2명 구조)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국가기관 중 산림청은 가장 많은 헬기 수량인 45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제작일로부터 20년 이상 된 노후헬기는 20대로 전체 44%에 해당한다.
산불진화용 헬기는 기동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위험도가 높은 산불진압과 중량물수송, 농업용 방제 등에 투입되기 때문에 안전에 취약한 여건 속에서 운영돼 그만큼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는 이런 노후헬기들의 수명연장과 감항성능 유지를 위한 특화된 정비기준이 아직까지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최일선 현장에서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사람은 소방공무원이다.
그러나 소방공무원의 안전은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호 참사, 경주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 등으로 인해 재난에 대한 국가적 무능이 드러났으며 안전에 대해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지원 장비와 전문 인력 확보에 한계가 많아 소방 장비와 개인 안전 장비가 부족하거나 노후화돼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생명과 소방공무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방 헬기의 노후화에 따른 교체 계획을 세워놓고도 예산난에 밀려 교체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갈수록 헬기를 이용한 구조, 구급 건수가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다목적 소방 헬기 신규 도입에 따른 돈을 아까워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형 헬기가 도입되면 각종 재난과 사고 발생 시 활용률이 높아지는 등 항공구조, 구급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방 헬기를 비롯한 노후 소방 장비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