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자영업자들의 내상이 얼마나 깊어지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때다.
대구·경북지역 중,소상공 가계와 자영업자 부채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은행금리 수준이 높고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비 은행 부채의 비중이 크고 은행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비중이 작아 금리 상승 시 이자 상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우려가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 채무 상환 능력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경쟁 심화, 업황 부진 지속 등으로 소득 둔화에 따른 위험도 늘어날 소지가 있다. 지역 부동산의 수요 위축과 함께 공급 과잉 등으로 주택·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은 자산 보유자의 채무 상환 능력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한 대비로 자영업자의 소득 대책과 부채 위험 관리 강화, 대출 구조개선 지속, 주택·상업용부동산 시장 안정화, 취약차주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자영업자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부채 증가를 주도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 대책 또는 부채 리스트 관리 강화를 비롯해 부채 관리와 채무 상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취약차주 부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 부채 증가율 증가세가 다소 움츠러들었지만, 최근 비 은행권과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역 가계와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 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자산 측면의 상환 능력은 다소 낮은 수준이다.
향후 소득 여건 악화로 자산 처분을 통한 채무 상환이 불가피해질 경우 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자영업자 부채의 경우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의 상환 능력이 여타 지역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소득과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 상환 능력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향후 금리 상승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대출·소득·자산 영역에서 위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과도하게 늘어난 부채를 관리하고 채무 상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소득 증대와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수익 증가율은 6년 만에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매출 대비 지출이 언밸런스를 이루는 구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자영업자 중 70% 이상이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상가상 격으로 최근 들어 개인사업자대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담보제공 여력이 녹록치 않은데다 마땅히 자금을 마련할 창구가 없는 탓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창업과정에서 자기자본 외 부채를 많이 안고 출발한다.
창업 이후 매출은 들쭉날쭉하지만 인건비와 월세, 제세공과금 등 고정적 지출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영자금을 외부로부터 수혈해야 하고 급기야 원금상환 부담은 물론 이자 압박에 시달리는 구조다.
그나마 제1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충당하는 이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직장인보다 높은 대출문턱도 문제지만 대출적용금리 또한 일반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여건이 되지 않는 자영업자들은 제2금융권, 심지어는 사채시장까지 기웃거려야 할 정도다.
자신의 주택까지 담보로 내걸은 이들에게 채산성 악화는 사업과 가정이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 봉급생활자에 비해 소득 흐름이 불안정하고 대출 규모가 큰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곧 내수경기 침체와 가계부실로 이어진다.
빚을 내서 빚을 갚아야만 하는 자영업자의 고민이 거듭 될수록 내수경기 또한 침체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정이 급박한데도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부채현황 등 이들의 어려움을 모니터링하고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